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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 조합원을 만나다 ④ : 하지효 조합원]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조합원 소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1. 1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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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합원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에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실까요?

 

작년 9월, '소통이 흐르는 밤' 오픈테이블에서 멋진 스토리와 감동을 보여주신 우리 조합원 하지효님을 기억하시나요? 영상에서도 보여지는 넘치는 자신감과 유쾌함은 여전했답니다. 질문 하나하나 진지하게 답변해주시면서도, 인터뷰 중간에 유머러스한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어 주셨답니다.
하지효님의 못다한 이야기를 청년혁신활동가 김소희가 만나서 들어봤습니다. 따뜻하면서도 멋진 이야기를 함께 들으러 가보실래요?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하지효님

 

안녕하세요, 하지효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하지효입니다. 저는 2006년 2월, 호주로 유학을 가서 중,고등학교를 거쳐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에서 국제학 전공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학기부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에 교환학생으로 들어와 1년 간 공부하고 있고, 이번 학기가 끝나면 바로 다음 달에 다시 호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아는 친한 형이 쉐어타이핑을 소개해주었고, 그를 통해서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에이유디)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대표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에이유디에서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적극적으로 돕고 싶은 마음이 있어 대표님의 권유를 받아 조합원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호주로 유학을 가게 된 계기를 알 수 있을까요?
중학교 때 호주로 여행을 갔었을 때 가이드 분께서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는데, 호주는 여유가 넘치고 긍정적인 생활방식을 지닌 나라였고, 자연환경도 너무 좋았어요. 특히 가이드 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호주로 유학을 가고 싶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2006년 2월에 기회가 생겨서 호주로 유학을 갔습니다.

호주 유학시절, 문자통역서비스를 받아본 적이 있었나요?
중,고등학교 때는 당시 다니던 학교에 청각장애학생이 저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Royal Institute for Deaf and Blind Children 이라는 기관에 의뢰를 해서 2주일에 한번 학교에 와서 저와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제공했습니다. 서비스 비용은 학교에서 직접 부담을 해서 발음 및 스피치 교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학교에서는 SEADU 라는 장애센터를 통해서 대필서비스를 지원 받았습니다. 그러나 대필서비스가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아서 실망했을 때, 저의 담당자께서 실시간 자막지원 서비스를 제안하셨고 그게 제가 최초로 받아본 실시간 자막지원 서비스였습니다. 그렇게 2학년 때부터 전문속기회사를 통해서 받는 자막서비스를 지원 받았고 수업을 보다 더 실시간으로 듣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호주 유학시절에 받은 문자통역서비스와 비교해서, 에이유디의 문자통역서비스(쉐어타이핑)은 어땠나요?
호주에서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한 곳은 법정전문속기회사이었습니다. 회사에 속해 있는 속기사들이 10년넘게 한 전문가들이었고, 속기 속도와 스킬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반면에, 에이유디는 비영리 사회적협동조합이지만, 자체 쉐어타이핑 플랫폼이 있고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좋은 편입니다. 서비스품질과 개발 면에 더욱 신경 쓴다면 지금보다 더 잘 될 거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호주 유학시절, 교내에서의 의사소통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요? 
강의나 세미나, 컨퍼런스 등에서는 문자통역서비스를 받았고, 사적인 자리에서는 주로 대화(구화)로 해결하는 편입니다. 제 성격 자체가 대화에 참여를 못하거나 못 알아듣는다고 해서 개의치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의사소통에 대해서는 큰 어려움은 없는 편입니다.

‘소통이 흐르는 밤’ 강연을 매우 인상깊게 봤습니다. 혹시 그때 못다한 이야기가 있을까요? 있으면 자유롭게 말해주세요.
‘소통이 흐르는 밤’에서 오픈테이블 강연을 했었는데, 원래 준비하던 주제는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오픈테이블이라는 프로그램 특성 상 청중과 따뜻하게 소통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제를 바꿔서 강연을 했습니다.

또, 호주와 한국에서의 인식 차이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먼저, 대학교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릅니다. 대게 호주는 대학교를 가는 목적이 ‘학업’ 입니다. 즉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서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대부분은 의무적으로 고등교육까지 마치고, 전문직으로 취직하기 위해 전문대로 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한국은 모두 다 대학교에 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잖아요. 명문대냐, 비명문대냐부터 따지는 학벌주의에 만연해 있어서 호주에 비해 더욱 강한 압박감이 존재하죠. 여러 차이점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배려심이라고 생각해요. 위계질서와 수직적인 구조가 강한 한국에서는 장애나 약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면, 호주는 수평적인 관계 아래 자발적인 배려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진로는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 이번 학기가 끝나면 교환학생을 끝내고, 다음 달에 호주로 갑니다. 본교로 돌아가면 이제 졸업까지 한 학기가 남아요.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교를 졸업하면, 그 이후에는 대학원에 진학해서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궁금증으로 여쭤봅니다. 서울대학교에서 팀을 만들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서울대학교에서 <디자인과 경영전략>이라는 과목을 수강하고 있는데, 프로젝트 중심으로 하는 수업이예요. 가장 큰 틀이 ‘창업’이예요. 어떤 주제를 정한 뒤 팀원들을 모아 하나의 팀을 만들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예요. 이번에 저는 팀원들과 <청각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팀명은 “Watch-out!” (조심해) 라는 말에서 따와서 ‘Listen-out’ 으로 정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제가 지금 교환학생으로 서울대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서울대학교 청각장애학생들은 모두 장애학생지원센터를 통해서 대필도우미를 매칭받아 지원을 받고 있어요. 작년 2학기부터 AUD 쉐어타이핑을 제공해주는데도 아직까지 쉐어타이핑 이용자가 저하고 다른 청각장애 학생 한 명 밖에 없어요. 
여기서 제가 힘주어 말하고 싶은 것은, 한국은 전반적으로 인식 제고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호주는 당연하다는 의식이 바탕이 되어 있어, 별다른 요구 없이도 기본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적극적인 요구가 있어야 실행이 된다는 점에서 자발적 지원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해줘야 한다”는 의식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문자통역서비스에 대해 중요성, 수익성 그리고 도움이라는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현재 에이유디에서 제공하는 문자통역서비스는 전반적으로 잘 되어 있고,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그렇지만, 비영리 사회적협동조합이라 수익으로 쉐어타이핑 플랫폼과 회사를 키워나갈 수 있는 구조가 약합니다. 수익이 있어야 쉐어타이핑을 더 나은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고 개발 할 수 있기 때문에 에이유디가 앞으로 수익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 제가 평소에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농문화와 청각장애인 문화를 서로 구분짓는 것에 대한 것인데, 일단 한국은 사회 전반적으로 서로 구분을 지으려는 경향이 너무 강한 편이예요. 우리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커뮤니케이션이 첫째 문제고, 농인과 난청인이 서로 소통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과는 달리 호주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경향이 적은 편이고, 아예 구분 자체가 없는 편입니다. 오히려 “왜 구분을 지어야만 하나?” 하는 질문을 합니다. 이제는 구분지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소통을 하는 그런 문화가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인터뷰 내내, 차분하면서도 힘 있게 말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동시에 마음도 따뜻해졌답니다.
앞으로도 하지효님의 멋진 나날들이 계속 펼쳐지기를
에이유디가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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